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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바울-1
월터 왕게린 지음 | 김학도 옮김 | 2006년 5월 26일
브랜드 : 살림기독교
쪽수 : 464 쪽
가격 : 12,000 원
책크기 : 148*210
ISBN : 89-522-0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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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도 바울, 그의 삶이 소설로 되살아난다.
기독교인들을 핍박했던 그가 어떻게 하여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도가 될 수 있었는가? 베드로, 야고보, 바나바, 요한, 누가, 디모데 등이 전하는 생생한 증언을 통해 너무나 나약한 인간이었으나 신앙에 있어서는 조금의 타협도 용납하지 않았던 바울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문학의 옷을 입은 사도 바울 5
바울을 알기 원한다면 이 책을 필독하라! 10
옮긴이의 말 12
주요 인물 해설 14
프롤로그 고린도 21
제1부 다메섹 47
제2부 안디옥 155
제3부 고린도 337
인간 바울의 발견

2천 년 동안의 기독교 역사상 예수를 제외하고는 ‘바울’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 없다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는 데에 누구보다도 앞섰던 사람, 하지만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를 만난 이후부터는 기독교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에 앞장서서 숱한 죽음의 고비를 겪고, 말할 수 없는 박해를 받으면서도 이방인들을 향한 전도여행을 그치지 않았으며, 27권의 신약성경 중에서 13권을 기록(분량으로는 3분의 1)하였던 바울은 기독교 역사상 최고의 인물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우리에게 너무나 귀한 인물이자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도 바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바울서신들은 교리적인 내용들로 가득 차 있어 평신도들이 보기에 어렵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출간된 바울 서적 대부분이 바울의 신학과 서신들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기에 바울 자체를 엿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우리는 바울을 ‘사도’ 바울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기뻐하고 슬퍼했으며, 분노하고 고통스러워했던 바울의 인간적인 면모를 빠뜨린 채 복음을 외치는 기계적인 바울만을 바라보았던 것이다. 누구보다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하는 데에 앞장섰던 바리새인, 하지만 다메섹 도상에서의 예수님을 만나는 극적인 체험, 헬레니즘 문명의 중심에서 복음을 외쳤던 전도자, 율법을 고수하려는 히브리파 그리스도인들과의 처절한 투쟁, 거짓 사도들과의 외로운 싸움, 죽음 앞에서의 의연함, 이방인들에게 보여주었던 한없는 사랑 등 그의 삶 하나하나는 우리에게 감동 그 자체로 다가오기에 충분할 만큼 드라마틱했다. 이 같은 바울 그대로의 바울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설 바울』은 지금까지 성경 속에 갇혀 박제된 바울에서 벗어나 그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음을, 그래서 더욱 그에게 감동할 수밖에 없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와 함께 『소설 바울』은 독특한 구조를 선보임으로써 바울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 구조란 바울서신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시점으로 소설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울의 눈을 통해 이해되었던 인물들이, 소설 속에서는 반대로 바울을 소개하는 자로 재탄생되었다. 바울과 함께 했던 동역자 야고보와 바나바, 누구보다 바울의 사역을 헌신적으로 도왔던 여인 브리스가, 바울을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디모데와 디도 등이 만났던 바울은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까?

성경이 문학의 옷을 입다.

『소설 바울』은 성경적인, 그래서 기독교적인 ‘팩션’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 빈치 코드』 등의 팩션 소설들이 반기독교적이라고 해서 ‘팩션’이라는 문학 장르 자체가 반기독교적인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기독교인들도 ‘팩션’을 즐길 수 있으며, 즐길 권리가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건전한 기독교인들이 안심하고 찾아볼 수 있는 팩션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소설 바울』의 출간은 마른 땅에 단비처럼 느껴진다. 왜냐하면 이 소설은 문학적인 맛은 고스란히 누리면서도 성경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소설이 주는 감동과 함께 건전한 기독교 신앙을 굳건히 세우는 데에도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설 바울』은 「사도행전」과 바울서신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성경적이다. 스데반의 순교, 다메섹에서 예수를 만난 바울, 이방인들의 할례문제로 모인 예루살렘 사도회의, 3차에 걸친 바울의 전도여행, 야고보, 디모데, 누가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나 인물들뿐만 아니라, 에라스도, 아벨레, 소스데네 등 신약성경에서 크게 주목받지 않은 인물들까지 놓치지 않고 살려낸 이 책은 성경을 단순히 소설화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울이 활동했던 1세기의 로마제국과 예루살렘을 고스란히 복원시켜놓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바울뿐만 아니라, 스데반, 베드로, 야고보, 바나바, 요한, 누가, 디모데 등이 마치 우리의 이웃과도 같이 내 옆에서 살아 숨쉬며 내게 말을 거는 느낌을 받기까지 하다.

초대 교회로 돌아가자

「유다복음」과 『다 빈치 코드』 등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반기독교적인 문서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영지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초대교회시절에 기독교를 위험에 빠뜨렸던 영지주의가 2천 년이 넘는 세월을 넘어 오늘날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서들을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2천 년 전의 초대교회 사람들이 어떻게 영지주의의 유혹을 이겨냈는지를 살펴보는 일일 것이다. 종교개혁가들의 외침처럼 ‘초대교회’와 ‘성경’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예수의 사역과 죽음, 그리고 부활하심을 목격한 사도들, 유대교와 로마에 맞서 복음을 외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세운 교회, 이방선교 등 초대교회는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신앙의 우물과 같다.

『소설 바울』은 초대교회의 감동과 감격, 그리고 복음을 지키려던 치열한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리스도의 진리를 전파하는 사도의 열심과 고난, 성도간의 아름다운 교제와 공동체의 연합, 교회와 사도를 위한 성도들의 헌신과 봉사, 교회의 분열과 사도와 성도간의 갈등 그리고 화해에 대한 이야기 등을 통해 복음의 감격, 예배의 감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당시 로마식민치하에서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을 쳤으며, 그 속에서 그리스도인과 어떠한 갈등을 겪었는지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바울이 히브리파와 헬라파의 관계회복, 즉 교회일치를 위해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희생시키는 장면에서는 교회와 성도들을 사랑했던 그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유명한 철학자 세네카의 목소리를 빌려 당시 로마의 급변하는 정치적 상황들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소설 바울』은 성경의 행간을 깊이 있게 묵상하고 연구하지 않는다면 그냥 스쳐지나갈 많은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복원해냈는데, 예를 들면 바울서신에서 그저 한 명의 여제자로 잠시 언급되고 있는 브리스가라는 인물을 당시의 사회적 시대적 정황 속에서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여성으로서 갖는 사회적 한계와 불임 여성으로서 겪는 개인적인 아픔, 그럼에도 바울의 동역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브리스가라는 캐릭터는 이 소설이 살려낸 가장 아름다운 인물 중 하나이다.

이처럼 우리는 『소설 바울』을 통해 초대 기독교인들의 신앙적 삶의 체험을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으며, 기독교의 본래적인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초대 교회의 역사를 현장감 있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문학 사도행전’이라고 불릴 만한 가치가 있다.

히브리파 그리스도인과 헬라파 그리스도인의 대립과 화해

「사도행전」과 「갈라디아서」에는 예루살렘에서 이루어진 사도회의가 기록되어 있다. 이 회의는 알려진 대로 이방인들에게 할례를 강요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회의였다. 다시 말해서 여전히 유대 율법을 지켜야 한다는 히브리파 그리스도인과 율법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장한 헬라파 그리스도인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던 것이다. 『소설 바울』에서는 이들의 대립과 화해의 과정이 바울과 바사바, 그리고 야고보의 눈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율법(특히 할례)과 맞섰던 바울, 이방인들도 할례를 받아야, 즉 유대인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유다 바사바, 이방인들에게 율법을 강요해서는 안 되지만, 유대인들에게는 계속해서 율법을 충실하게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나바 등의 주장들이 당시 사회적 배경 속에서 하나같이 설득력 있게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그러한 시대적 상황을 극복하고 외롭게 진리를 고수한 바울의 올곧음은 오늘날에도 적지 않은 울림을 주고 있다.

* 야고보
“내가 그들을 반기지 않는 것은 그들이 모세나 아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율법도 없고 성전도 없는 듯했다. …… 이것은 결코 예수의 교훈이 아니었다. 예수는 율법을 파괴하려고 오지 않았다! 그분은 율법을 완성하러 오셨다.” (1권 49, 182쪽)

* 바사바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자손인 예수를 선택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말씀하십니다. ‘아브라함으로 인하여,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받을 것이니라!’ 이것은 그들이 어떻게 시온으로 올 것인가 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모세의 율법을 지킬 때 올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메시아를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말하자면, 모세의 율법을 지키는 것이 바로 메시아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 “할례는” 바사바는 매우 강조하면서 말했다. “구원을 위해 절대로 필요한 것입니다. (1권 254-255쪽)

* 바울
“예수 안에서는 어떤 것도 더럽지 않다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다만 더럽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만 더러운 것입니다. 여러분 유대인들은 예수께서 우리 모두에게 주신 자유보다 나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월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이방인들에게 여러분이 가진 무력한 규범 아래 살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알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가는 곳마다 율법의 행위에 의존하는 모든 사람은 저주 아래 있다는 것을 설교할 것입니다.” (1권 330-331쪽)

외로운 사도 바울

바울은 로마에서 황제에 의해 순교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로마제국 곳곳에서 숱하게 옥에 갇히고 고문을 받았다. 하지만 『소설 바울』에서는 그보다 그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고 그를 더 위험에 빠뜨린 것이 다름 아니라 동족인 유대인들이었음을 분명하게 시사하고 있다. 그것도 같은 그리스도인들이 말이다. 그는 사역기간 내내 히브리파 그리스도인들과 거짓 사도들로부터 오만하고 성도들을 괴롭히는 사도라는 공격에 시달렸으며, 이러한 음해 때문에 심지어는 자신이 세운 교회 성도들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는 평생 오해와 비난 속에서 외롭게 복음을 전파해야 했던 외로운 전도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하지 않았다. 이방인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자상했던 그였지만, 복음을 왜곡하는 자들에게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던 것이다. 아래는 바울이 세운 고린도교회의 교인들이 거짓 사도에 휘말려 사도 바울을 내치는 장면이다.

“바울이란 자가 도대체 누구입니까?” 그들은 말했다.
“그가 무슨 권리로 이 문제에 대하여 이런 발언을 하는 겁니까? 선량한 여러분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꼭 그를 본받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융통성 없는 사람! 공사장의 감독 같군요. 그가 언젠가 여러분에게 또 편지를 보낸 적이 있었지요? 그가 도대체 누구에게 그러한 권리를 받았나요? 허세와 독선으로 가득 찬 소리를 하도록 누가 허락한 겁니까?” 불만스러운 소리로 마구 퍼부으며 말했다. (2권 206-2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