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콩, 콩사마 수학스쿨〉박소영 글·그림. 살림어린이/9800원.
수학공식 머리가 지끈 거린다고?
고대 그리스 수학의 역사
피타고라스가 재밌게 설명해준대
당시 사회상·서양사도 ‘덤’으로
삼각함수, 수열, 미적분….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해진다. 학창 시절 “누가 이런 복잡한 것들을 만들어 우리를 괴롭힐까?”라고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거다.
‘역사처럼 술술 읽어갈 수 있으면 좋을텐데…’ 전직 수학교사인 박소영(52)씨는 교직을 그만둔 뒤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품었다. 그래서 2년간의 작업 끝에 내놓은 것이 수학만화 <콩, 콩, 콩사마 수학스쿨>이다. 제목 옆에 붙은 부제를 보니 ‘피타고라스와 함께 떠나는 수학원리 대탐험’이다.
그렇다면 수학사 책? 맞다. 고대 그리스 수학의 역사를 피라고라스를 중심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 낸다. 피타고라스의 제자 필롤라오스가 파피루스에 남긴 기록을 첫 장에 제시하며, 피타고라스가 어떻게 수학적 성취를 이뤄가는지를 보여준다.
책을 넘기다 보면 직각삼각형의 빗변의 제곱은 다른 두 변의 제곱의 합과 같다는 ‘피타고라스의 정리’ 정도로만 알았던 피타고라스가 사실은 우리와 같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임을 알게 된다. 자신의 주변 세상에 호기심을 가졌고 이를 좀 더 면밀히 관찰한 사람이었다는 걸.
사실 피타고라스가 위대한 것은 수많은 수학적 원리를 발견한 데 있는 게 아니라, 이전에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에 수학적 설명을 했다는 데 있다. 피타고라스의 원리도 사실은 이집트 등에서 오래전부터 알고 있고 실생활에 사용을 해왔던 것인데, 피타고라스는 이처럼 구전돼 기계적으로 쓰이던 계산술을 왜 그렇게 되는지 증명하고 이를 최초로 정리하는 데 성공했다.
지은이는 이런 피타고라스를 보며 “보이지 않는 세계와 보이는 세계를 잇는 다리가 바로 수학”이라고 명쾌한 정의를 내린다. 정말 그럴듯하다. 수학은 딴 세상에 존재하던 별종이나 외계인은 아니다.
책 곳곳에는 이집트 왕, 파피루스, 측량 바퀴, 페르시아 전쟁 등 피타고라스 시절 그리스와 인근 국가에서 일어났던 사건이나 유행하던 문화, 풍습 등도 숨어 있다. 또, 밀론, 아리스타이오스, 필로크라테스, 테아노, 데모케데스, 알카이오스, 히파소스 등 피타고라스 학파에 속했던 학자들도 만날 수 있다.
물론 이는 지은이가 수학사를 읽으면서 그 당시 사회상과 서양사를 함께 알 수 있도록 배려해놓은 것일 게다.
피타고라스의 삶의 궤적들을 따라가기만 해도 책은 충분히 재미있지만, 그동안 막연히 공식으로만 알았던 수학원리들을 쉽게 깨치는 묘미도 빼놓을 수 없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인들은 ‘삼각수’를 돌을 일일이 놓거나 땅바닥에 그림을 그려가며 파악했다. 하지만 1, 1+2, 1+2+3… 식으로 기호를 쓰면 ‘한줌’에 잡힌다. 삼각수의 합 또한 독일의 천재 수학자 가우스가 했던 것처럼 수들을 둘로 나눠 더하는 방식으로 하면 아주 쉽다.
‘꽃가면은 모가지’(꼭짓점의 갯수+면의 갯수=모서리의 갯수+2)라고 줄창 외워댔던 오일러의 공식도 참 쉽게 풀어놨다. 이밖에 4칙 연산 기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월드컵 축구공, 바이러스 등이 정다면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의 얘기는 아이들에게 상당한 수학적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 조만간에 나올 후속편이 기대된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