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 회장인 한국외대 철학과 이기상 교수는 21세기 한국이 '궁핍의 시대'에 놓여있다고 개탄한다.
'앎은 삶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우리의 생활세계가 곧 앎의 태반'이라지만 우리의 학문 세계는 외국이론의 대리전쟁터로 전락했고,생활 세계 역시 서양 중심의 지구촌화를 겪고 있다.
퇴색된 우리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선 이성의 지배를 먼저 걷어내야 한다. '태양을 꺼버리면 낮에 볼 수 없었던 수많은 별들'을 비로소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지은이는 모든 것을 수량화하여 죽여버리는 서양의 '경제학'에 해당하는 우리 말 '살림살이'를 찾아내 한국인의 삶의 심층문법으로 자리매김시킨다. '인간(人間)'이라는 말 역시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모든 존재를 돌보고 보살펴야 할 '사이-존재'로 새롭게 정의내리는 등 책은 우리 말 속에 담긴 관계론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임깁실기자 mar@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