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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설 4-자연, 무속신앙 전설 편 (살림지식총서 540)
이석범 지음 | 2016년 4월 30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140 쪽
가격 : 4,800 원
책크기 : 120x190
ISBN : 978-89-522-3372-1-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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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섬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제주의 천하장사, 역사적 인물에는 누가 있었을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진한 감동을
우리의 이웃, 도깨비ㆍ호랑이ㆍ여우를 통해 들어본다!
‘신화’는 신들이 등장하는 세상의 근원적 질서에 대한 이야기, ‘전설’은 비범한 인물이 등장하며 사실을 뛰어넘는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민담’은 평범한 인물들이 겪는 특이한 체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펴내는 ‘제주 전설’(전 5권)의 특징은, 우선 기존 민속학자나 작가에 의해 편찬된 제주도 전설 편편들을 총망라·집성했다는 점이다. 거기에다 그간 채록은 되었으나 현대어로 옮겨지지 않은 것들을 다수 포함하여 기존의 것들과 차별을 두었다.
또한 전설 분류에서 ‘제주장사 전설’ 항목을 따로 설정하여 제주민들의 소망과 한계의식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탐라국’의 계보를 ‘천지왕→설문대할망→삼신인’으로 연결하여 서사의 맥을 하나로 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맥락화는 이 책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그동안 서로 관계가 없거나 모순 관계였던 제주 신화의 ‘천지왕’과 제주 전설의 ‘설문대할망’, 그리고 제주 역사의 고(高)․양(梁)․부(夫) ‘3성씨(三姓氏)’를 한 줄로 연결한 이 계보는 신화와 전설 등을 통괄하여 ‘탐라의 대서사’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 가운데 『제주 전설 4』에는 ‘제주의 자연신앙’에 관한 전설 25편과, ‘무속신앙’ 전설 12편을 모아 실었다.
들어가며·4

1 자연 전설 
백록담·9|아흔아홉골·11|말머리·13|성산 일출봉·17|산방산․19|두럭산․21|영주산과 무선돌․23|유반석과무반석․26|군산․30|비양도 1․35|비양도 2․37|외돌개․39|섶섬․42|가릿뱅디․44|베락구룽․47|강초간물․50|쇠죽은못․52|여우물․55|세별포․57|노싱이드르․59|곱은소․61|당산봉삼반석․64|수월봉과녹고물․68|용궁올레․72|영산이골․79

2 무속신앙 전설 
용연과 기우제․85|노형동 광평당․89|윤남패기 자원당․92|꿩 날아간 당․95|보목리 조로궤당․97|새당 할망․104|구렁팟 당신․107|원당 할망․111|솥할망․119|선흘 안댁 뱀 이야기․125|토산 뱀․129|굴칫 영감과 토산며느리․133
옛날 조천면 교래리 감발내 곁에 살던 안 포수가 백록(白鹿)을 쏜 일이 있었다. 그는 104세까지 살았는데 일생 포수로만 살아온 사람이다. 그래서 짐승이 보였다 하면 백발백중 맞혀 잡았다.
어느 날 산중을 돌며 짐승을 찾는데 저쪽 숲에서 사슴이 한 마리 내달았다. 안 포수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팡, 하고 총을 쏘았다. 맞았는가 확인할 필요도 없이 여느 때처럼 달려가서 사슴 위를 덮치며 순간 칼을 빼어 사슴의 배를 찔렀다.
‘한 놈 잡았다!’ 이렇게 중얼거리는 순간에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짐승을 보니 백록이었던 것이다. 안 포수는 정신이 아찔하였다. 사슴 배에 꽂힌 칼을 확 뽑으며 한 10보쯤 물러나 엎드렸다.
“과연 몰라 뵈었습니다. 잘못 봐서 이런 대죄를 범하였습니다 .원컨대 부디 살려주십시오!” 머리를 땅에 대고 극진히 빌었다.
한참 후에 슬쩍 고개를 들어보니 사슴이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더 치켜들고 바라보니 저 멀리 사슴이 비틀거리며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안 포수는 다시 머리를 땅에 댄 채 백록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숨을 죽였다.
그래서 겨우 목숨이 살아났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그 자리에서 즉사를 면하지 못했을 것이다.(『제주 전설 4』, p.10)

신부가 방석에 앉으려는 순간, 굴칫 영감은 신부의 방석 밑으로 머리칼 같은 이상한 것이 붙어오는 걸 발견하였다. 영감은 미리 준비해두었던 자그마한 독에 얼른 이 머리칼 같은 이상한 것을 집어넣어 봉하였다. 그러곤 다시 이 독을 좀 큰 독에 넣어 봉하고, 다시 좀 더 큰 독에 넣어 삼중으로 단단히 봉하여놓았다. 이 독을 땅을 파서 깊이 묻어놓은 후, 굴칫 영감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잔치를 계속하였다.
이 머리칼 같은 이상한 것이 바로 신부 뒤를 따라온 토산당 뱀 귀신이었던 것이다.
몇 개월이 지나자, 멀쩡하던 신부의 친정 오빠가 덜컥 병이 났다. 하루하루 병은 점점 무거워져 나중엔 백약을 써도 듣지 않았다. 오빠는 머지않아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신부의 친정에서는 하도 답답해서 점을 쳐보았다.
문복(問卜)의 결과는 간단하였다.
‘조상을 학대한 죄.’ 조상이란 그 집 귀신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니 신붓집에서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돈집에서 내 조상을 학대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제주 전설 4』, 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