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예전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의 아이들이 생각날 만큼의 잠재된 능력을 자랑하는 아이가 잠시 살고 있다. 녀석은 야채를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야채를 혐오 하는 수준이다. 밥 역시 잘 안 먹는다. 그러나 불량 식품은 좋아한다. 당분간 아이의 훈육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집 엄마는 매일 매일 아이와의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녹초가 되어버린다. 엄마는 야채를 먹이려 하고 아이는 어떡해서든지 자신의 입속으로 들어온 몸에 좋지만 맛은 별로라고 생각하는 야채를 체외로 뱉어내려고만 한다. 친손자는 아니지만 정말 지극정성으로 자신의 친자식 마냥 돌보고 계신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엄마의 마음인가 보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어렸을 때 야채만은 안 먹으려고 엄마와의 신경전을 벌이며 무모하게 버티다가 엉덩이에 붉은 물이 들었던 뜨거웠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 지시를 받고 이 책을 찾게 되었다. 건강에 야채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래서 많이 먹어야 하는 건 알면서도 잘 안 먹고 있는 성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제 책에 소개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우선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필수 조리 도구 소개, 항상 요리할 수 있도록 찬장에 구비해 놓아야 할 재료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야채와 과일 퓌레 만들기의 기본도 알기 쉽게 제시해 놓았다. 그리고 퓌레를 만들 때 보다 효율적이고 완성도를 높이려면 몇 가지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다며 1단계로 퓌레용 도구 및 기타 도구들 소개, 2단계는 식재료를 갖추기 3단계는 천연 조미료처럼 활용하는 건강 퓌레 만들기 및 야채와 과일별 퓌레 만들기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야채나 과일을 음식 속에 살짝 숨겨 넣는 저자의 노하우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는 다양한 영양학적 이론과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어떠한 재료를 선택하고 하루에 얼마만큼의 양을 몇 번이나 먹어야 할지 난감하다. 이에 저자도 엄마이자 영양사로서 이러한 혼란을 겪어 보았고 결국 중요한 것은 먹는 양이나 횟수에 연연하지 말고 영양 성분별로 나누어 각각의 영양 성분 중에서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필요량을 채울 만한 음식을 선정하고 이를 다양하게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각 야채 및 과일들의 영양 및 효능 효과에 대한 정보도 수록되어 있고 이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레시피는 한두 가지의 퓌레가 쓰인다. 이제는 퓌레와 궁합이 잘 맞는 음식들의 조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크게 아침 식시로 좋은 쉽고 빠르게 준비하는 간식 편, 식사대용으로 좋은 푸짐하게 준비하는 아이 간식 그리고 야채가 들어가는 홈베이킹과 디저트로 나누어 소개되고 있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실물크기 정도의 먹음직스러운 사진으로 마구 유혹하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요리마다의 준비시간부터 총 소요 시간 그리고 재료 및 조리과정 팁 등을 소개되어 있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공개하는 우리 아이 간식 노하우, 외식 할 때, 영양별 코스 요리로 나눠서 먹어보기, 식사 예절 가르치기, 등의 아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들도 제공되고 있다. 이 책은 징그럽게도 야채를 편식하는 아이들에게 최상의 효과를 보여주겠지만 나처럼 성인이 되어도 야채를 좋아하지 않고 편식하는 수많은 성인들에게도 균형 있는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엄마의 말에 의하면 그동안 야채는 물론이고 밥까지 잘 안 먹었던 아이가 여기에 소개된 음식들을 만들어 주었더니 대체로 잘 먹고 있으며 이제는 아이가 얌전하게 먹는 법만 가르치면 될 것이라 한다. 덕분에 나 역시 아이의 음식을 나눠 먹으며 먹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